더 많은 수익을, 더 많은 사람에게
Klaytn DEX 1위
Kracker Labs에서 탈중앙화 거래소(DEX) ‘Pangea Swap’을 디자인했다. ‘유동성을 한곳에 모으면 더 큰 수익을 얻는다’는 새로운 방식을, 사용자가 이해하고 직접 쓸 수 있게 만든 이야기.
유동성을 한곳에 모으면, 같은 자본으로 더 큰 수익을 얻는다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사용자는 자신의 자산을 ‘유동성’으로 맡기고, 그 풀에서 일어나는 거래의 수수료를 나눠 받는다. 그런데 기존 방식은 유동성을 모든 가격대에 얕게 펼쳐 둬서, 정작 거래가 일어나는 구간 바깥의 자본은 놀았고 수익도 낮았다.
Pangea가 제시한 방식은 단순했다. 거래가 실제로 일어나는 가격 구간에 유동성을 ‘모아두면’, 같은 자본으로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최대 8배 이상). 사용자가 더 많은 수익을 얻는, 분명히 더 나은 방식이었다.
문제는, 이 방식이 사용자에게 ‘어느 가격 구간에 모을지 직접 고른다’는 완전히 새로운 행동을 요구한다는 점이었다.
유동성이 모든 가격에 얕게 퍼져, 거래가 일어나는 구간 밖의 자본은 잠잔다.
유동성이 거래 구간에 모여 수수료가 발생하고, 같은 자본으로 더 큰 수익을 얻는다.
‘어느 구간에 모을지’는 결국 사용자만 정할 수 있다
구간을 좁힐수록 수익은 커지지만, 가격이 그 밖으로 벗어나면 수익은 멈추고 손실로 이어진다. ‘정답 구간’은 미래의 가격과 각자의 위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본질적으로 사용자의 판단이 필요한 결정이었다. 그렇다고 시스템이 구간을 자동으로 옮겨주기도 어려웠다. 구간을 바꿀 때마다 온체인 컨트랙트를 실행해야 해서 가스비가 끊임없이 들기 때문이다.
| 구간 폭 | 연 횟수 | 가스 배수 | 연 가스비 | $1,000 포지션 | $100 포지션 | 예상 APR |
|---|---|---|---|---|---|---|
| 넓은 구간 (하루 1회) | 365 | ×1 | $11 | 1.1% | 11% | ~12% |
| 중간 구간 (하루 4회) | 1,460 | ×4 | $44 | 4.4% | 44% | ~50% |
| 좁은 구간 (1시간마다) | 8,760 | ×24 | $263 | 26% | 263% | ~250% |
게다가 DeFi에선, 사용자가 보이지 않는다
보통의 제품이라면 사용자를 직접 찾아가 관찰하고 인터뷰하며 개선해 나갈 수 있다. DeFi는 달랐다. 사용자는 이메일도 계정도 없는 익명의 지갑 주소일 뿐이었다.

익명의 지갑
이메일·계정·데모그래픽이 없다. ‘이런 사용자’라는 페르소나를 세울 근거 자체가 없었다.
한 사람, 여러개의 지갑
한 사용자가 지갑을 여러 개 쓰고 일회성 지갑도 흔해, 사용자 수·리텐션·파워유저를 정확히 셀 수 없었다.
누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모른다
온체인 데이터는 어떤 거래가 일어났는지만 보여줄 뿐, 동기와 혼란의 이유는 담지 못했다.
초기 버전에서, 사용자는 ‘더 큰 수익을 얻는다’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정체를 알 수 없으니 행동을 관찰하기로 했다. 커뮤니티에서 모은 익명 사용자와 초기 버전을 테스트했고, 결과는 분명했다. 사용자는 이 새로운 방식으로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선택지 없이, 숫자만 가득했던 첫 화면
구간을 직접 Min·Max로 입력해야 했고, Deposit Ratio·Fee Boost·Estimated APR 같은 숫자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무엇을, 왜’ 정해야 하는지는 어디에도 없었다.
유동성 공급을 시작한 사용자 중 예치까지 완료한 비율
‘구간’이 왜 필요한지 모른다
가격 구간을 직접 고른다는 행동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부터 이해하지 못했다.
더 큰 수익을 얻는다는 걸 체감하지 못한다
이 방식이 기존보다 얼마나 유리한지 화면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었다.
결과가 두렵다
구간을 벗어나면 어떻게 되는지, 손실이 나는지 알 수 없어 그 앞에서 멈췄다.
어떻게 익명 사용자를 만났나
모두 익명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정식 리쿠르팅 채널이 없어서 커뮤니티로 갔다. 텔레그램에서 실제 사용자를 모집해, 익명으로 테스트하고 곁에서 관찰했다.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사용자가 직접 ‘가격 구간’을 골라야 하는 그 한 단계 앞에서 멈췄다.
답은 더 잘 설명하는 게 아니라, 몰라도 성공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설명할수록 멀어졌다
개념을 말로 설명할수록 사용자는 오히려 멀어졌다. ‘교육’은 해법이 아니었다.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사용자는 익명이라 초보인지 숙련자인지 알 수 없었고, UI를 특정 사용자에 맞춰 미리 재단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결론은 하나였다. 우리가 사용자를 고를 수 없으니, 사용자가 스스로 고르게 한다. 이해하지 못한 다수에게는 안전한 기본값(Active·Passive)으로 개념을 몰라도 곧장 수익을 얻게 했다. 이탈과 공포의 원인이던 ‘직접 정해야 하는 결정’ 자체를 없앤 것이다. 반대로 이해하는 소수에게는 Custom으로 더 깊은 통제권을 열어두되, 그 복잡함은 숨겨 다수를 압도하지 않게 했다.
이해시키려 하지 말고, 고르게 하라
‘더 큰 수익을 얻는 방식’을 설명하는 대신, 사용자가 결과를 보고 고르게 설계했다.

고르기만 하면 되는 프리셋
복잡한 구간 설정을 Active · Passive · Custom 세 가지 선택지로 단순화하고, 각 선택의 예상 수익을 나란히 보여줬다. 시스템이 정답을 자동으로 정해줄 수 없는 결정이라면, 검증된 기본값을 ‘고르기만 하면 되는 선택지’로 제시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직접 다루고 싶은 사용자만 Custom으로 들어가게 했다.
세 가지 카드와 각 예상 수익(APR)을 나란히. 사용자는 ‘계산’이 아니라 ‘선택’만 하면 된다.

직관적인 가격 범위 설정 UI
유동성 분포 위에서 핸들을 직접 드래그해 가격 범위를 정하게 했다. 숫자를 입력하는 대신, 현재가 주변 어디에 유동성을 모을지 그림 위에서 직접 손으로 정한다.
분포 차트 위 두 핸들을 끌어 범위를 지정. ‘구간 집중’을 읽는 게 아니라, 직접 만지며 정한다.

미리보는 수익
예상 수익률과 입력 금액을 실시간으로 보여줘, 확정하기 전에 결과를 가늠할 수 있게 했다.
입력과 동시에 갱신되는 Estimated APR. 확정 버튼을 누르기 전에 결과가 먼저 보인다.
프리셋으로 ‘구간 설정’의 장벽이 사라지자, 개념을 몰라도 유동성 공급을 끝까지 마치는 사용자가 늘었다. 더 많은 LP가 실제로 참여했고, 그 흐름이 아래 지표로 이어졌다.
비즈니스 성과
더 나은 방식보다, 누구나 쓸 수 있는 방식이 이긴다.
크립토라는 맥락을 먼저 이해하기
크립토는 일반 제품과 조건이 다르다. 사용자는 익명이고, 자산을 스스로 보관(self-custody)하며, 한 번 보낸 거래는 되돌릴 수 없다. 실수가 곧 손실이고 기댈 중앙 주체도 없어, ‘설명’보다 ‘직접 보고 안심하며 고르는 경험’이 훨씬 중요했다. 이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예쁜 화면도 사용자를 움직이지 못한다.
더 나은 방식보다, 쓸 수 있는 방식
수익을 8배 키우는 기술이 있어도 사용자가 이해하지 못하면 0이다. 기술의 우수함을 ‘체감 가능한 선택’으로 번역하는 일이 제품의 성패를 갈랐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익명성 때문에 페르소나를 세울 수 없을 땐, 한 사람을 위해 다듬기보다 누구든 자기 수준을 고르게 하는 설계가 필요했다. 프리셋과 점진적 노출은 ‘모르는 사용자’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었다.
초기 버전이 진짜 문제를 드러낸다
‘더 큰 수익을 얻는다’는 가치조차 사용자가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책상이 아니라 익명 사용자와의 초기 테스트에서만 드러났다. 거칠더라도 빨리 사용자 앞에 두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었다.


